#.2 당신의 사진첩 [대야동 뱀내골장터길]

2011. 9. 29. 14:30예술프로젝트/미디어로 놀다



 <대야동 뱀내골장터길 마을주민프로젝트>

당신의 사진첩+



매주 수요일 저녁 일곱시반 우리는 대야동 주민센터에서 만납니다.
현재 놀다와 시흥시 대야동 뱀내골장터길 마을주민분들은 당신의 사진첩이라는 마을주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있습니다. 


당신의 사진첩 두 번째 시간이 시작 되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잊고지냈던 시간을 들춰볼 수 있는 사진을 조금씩 가져오심이 어떨까 하고 준비물을 내드렸는데요.
이왕이면 지금 살고 계시는 대야동의 모습이 담겨진 사진이면 좋을 듯 하다는 전제는 있었지만,
각자의 지난 시간을 다른 주민분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는 사진도 좋지요-





두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 대공원에 다녀 왔드랬죠.

그때는 내가 우리 아들들을 이곳저곳 데리고 다녔었는데-


라고 하시며 보여주시는 사진은 참 재미있습니다. 사진속에 모습이 우스꽝 스러운 사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진에서 보여지는 분위기와 표정은 보는 것 만으로도 미소짓게 했습니다.

구구절절 많은 말씀 없으셨지만- 사진 한 장으로 그 시절, 그 시간이 머릿속에 상상되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듯 하네요.







시.간.이 멈.추.다.

그때의 우리는 사진 한 장속에 그대로 멈춰 있어요.


그 곳에 바람과, 저릿한 바다냄새가 지금도 이렇게 코 끝을 스치는데-

그 동안 왜 이렇게 잊고 살았었는지,


그립고 그립네-











사진 한 장으로 우리는 무수히 많은 생각이 들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시간이 쌓이고 쌓이면서 서로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많은 장면들이 비슷하게 겹쳐지기도 하고,

같은 공간에서 보내온 많은 시간들 속에도 서로 다른 기억으로, 서로다른 추억으로 남겨져있기도 했지요.






이번시간에 놀다가 준비해간 책자는, 골목안 풍경 30년_김기찬 이라는 사진집 입니다.


김기찬 작가의 골목안 풍경 30년은  어느 후미진 서울 골목, 그 안에서 지난 세월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간 우리 삶의 터전이 되어준 골목이 이제는 흐릿해진 기억과 함께 흑백 사진으로 남아있을 뿐이죠. 재개발로 인해 더 이상은 볼 수 없는 그 골목. 비록 초라했지만 소중했고, 훈훈한 그 길을 함께 걷자며 작가는 손짓합니다.







뱀내골장터 마을주민분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도 골목안 풍경 30년이라는 이야기와 참 비슷합니다.

과거와 현재. 이 사이의 시간을 긴 말보다는, 몇장으로 사진으로 함께 같은 동네에 사는 분들과 나눠갖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려 합니다.


이런 작은 소통으로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가까워 질 수 있겠지요. 





이제는 사진집을 덮고, 위성으로 우리동네를 내려다 봅니다.
이쯤 어디가 우리집인것 같고, 이쯤 어디가 예전에 다 논,밭 이였는데, 라시며 하나씩 조금씩 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네요.
오늘은 이렇게 장농 깊숙히 숨어있었던 사진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진 안에는 잊고 지냈던 시간이 있었고, 그때의 우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진속 이야기에서 많은 것 들이 변하고 사라졌지만, 그때를 추억하고 그리워 하시는 모습에 가슴 구탱이가 저릿해지는 시간이였네요.

다음시간에는 더 많은 깊은 시간과 추억들로 대야동에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