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의 사진첩 [대야동 뱀내골장터길]

2011. 9. 9. 13:45예술프로젝트/미디어로 놀다



 <대야동 뱀내골장터길 마을주민프로젝트>

당신의 사진첩+



9월 7일 저녁 일곱시반
시흥시 대야동 뱀내골장터길 마을 주민 사람들과 놀다가 처음 자리하였습니다.
 

이곳 대야동주민센터에 모인 분들은, 뱀내골장터 골목에 거주하시는 분들입니다.
오랫동안 한 골목에 거주하시면서도-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정도 하는 사이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놀다와 뱀내골장터길 주민분들과 같이 놀아보며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여덟번의 만남을 가질 계획입니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인사에서만 끝나진 않겠지요 :-)




처음 열 네분이 모이시기로 하셨지만, 오늘은 첫 시간이라 그런지 많은 분들이 참석 하시지 못하셨습니다-

다음시간, 다음시간엔 조금씩 많은 분들이 마음을 열고 함께 해주시리라 바라봅니다 :)


간단하게 놀다의 소개로 시작합니다. 놀다는 마을분들에게 특별한 어떤 것을 가르쳐 드리진 않겠지만, 만나가는 시간이 쌓이고- 놀고웃으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드릴겁니다. 그 사이 우리는 뱀내골장터길에 담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서로가 가지고 있던 각자의 기억을 더듬고-더듬어 함께 간직 할 수 있는 추억으로 남겨질 수 있을것 같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당신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봅니다.


바라봅니다. 앞에 앉은 당신의 얼굴이 천천히 투명 종이 위로 올라옵니다. 비록 그 모습이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 있는 얇은 종이 만큼 우리가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우리는 지금껏 참 가깝게 있었지만, 그리고 아주 잠시 뿐이지만- 당신의 얼굴을 이리 오래본 적이 또 있었을까요,


당신의 고운 얼굴과, 곱게 패인 주름이- 당신이 그 동안 지내온 시간을 말해 주는 것 일까요, 그 동안 서로 같은 공간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는지 서로 알지못하기에 우리가 좀 더 가까워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다음에는 당신과 나사이에- 이 얇디얇은 투명 종이가 없더라도 좀더 따뜻한 공기가 흐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나를 되돌아 봅니다.

이 시간에는 그 동안 놀다가 첫 시간에 많이 하던 '참 과 뻥'을 마을 분들과 함께 해보기로 합니다.


자기의 이야기를 처음 만나는 사람앞에서 말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길나눠볼까, 어느 이야길꺼내볼까-

한 자 한 자 고민하며 적어내려갑니다.





"내가 이 동네에 온지 40여년째인데- 그땐  새 소리 밖에 나질 않았어요-

왜냐하면 죄다 논.밭 뿐이라 들리는 건 새 소리 뿐이였는데,"


"난 어렸을 적에 우리엄마가 한국 무용을 시킬라고 했는데, 학원이 너무 멀어 못했어-

내가 끼가 많았던건 우리 엄마가 제일먼저 알아 봤는데-"


"전 회사도 다니고, 집에도 들렀다 운동도 해야하는데 이 시간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요. 호호"


"어렸을적엔 기업 총수가 되는게 꿈이였는데.. 지금은 백수야!"


"우리아버진 술로 내길하실 정도로 술이 쌔셨어 우리집 내력인데,

지금 나는 아침에 눈뜨면 오늘도 살아있구나 싶을 정도로 건강해지는게 바람입니다."


"생각보다 공무원도 힘들더라구요- 휴양지에서 좀 쉬고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예요"








한 분씩, 한 겹씩 이야기를 내어 봅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듣자니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아련하게 추억에 잠기게 되기도 하네요-

시간이 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만난게 참으로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다음주에는 우리골목에서 찍은 지난 시간을 서로 공유해보도록 할 예정입니다.

다음시간이 더욱 기대가 되는 뱀내골장터골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