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1기 | 프롤로그 2

2014. 7. 17. 15:30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청소년


본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 5일 수업제 도입에 따른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추진되는 ‘2014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입니다.


청소년이 지역의 문화예술기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국영화박물관(한국영상자료원산하)에서는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프로그램의 토요문화학교를 운영합니다.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두 번째 시간!
오늘은 어떻게 박물관을 점령해 볼까나~?

오늘의 점령기 서사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프롤로그
“이번에도 인기투표를 할 수는 없어!”
쌤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방법으로 조를 나눠볼까? 하는 것이었어요.

첫날 인기투표의 여파가 컸나 봅니다. ㅎㅎㅎ

어떤 방법으로 나누었는지는 뒷부분에서 확인하세요~   ;)

스포일러 방지!!! 포스팅 관객 동원 낚시입니다!





두 번째 시간엔 다 함께 영화 ‘칠수와 만수’를 보았습니다.

1988년 영화로 어느 덧 고전이 되어버린 ‘칠수와 만수’는 박광수 감독의 작품인데요,
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에요. 

이후로 두 배우는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 스타'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하기도 했죠.





여주인공으로는 당시 신인이었던 배종옥 배우가 출연했고요. 

<칠수와 만수>는 동두천 출신으로 미군을 따라 미국으로 간 누나의 초청장을 기다리는 중인 칠수(박중훈)와

반공법에 연루되어 장기복역 중인 아버지 때문에 번번이 앞길이 막히며 마음마저 막혀버린 만수(안성기)가 간판장이로 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야기로, 1980년대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영화인데요, 당시 작품성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었고,

이후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현재까지도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답니다.

수많은 영화 중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시시콜콜하게 이야기를 나눌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었어요.
당시의 패션 스타일이나, 우리가 사는 서울의 과거 모습, 오락실, 버거킹 등 이야깃거리가 많았거든요.





가수 김수철이 '랩'으로 만든 영화음악도 톡톡한 재미를 주고요.

지금이야 랩을 하는 가수가 많지만, 당시에는 거의 최초가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아이들이 영화 안에서 얼마나 작고 소소한 재미들을 찾아낼까요? 

어떤 이야기들을 쏟아낼지 자못 궁금한 가운데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상영회를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여기서 잠깐!
자, 우리 썰을 풀기 전에 조를 나눠볼까나?


낚시 던진 것을 거두겠습니다~!   ^ㅡㅡㅡㅡㅡ^





빈 우유곽들이 보이시나요?


“나랑 같은 우유 마신 사람 모여~~~”

*취향끼리 입맛끼리* 조를 나누기로 했거든요.
다섯 종류의 우유(딸기, 커피, 바나나, 초코, 두유)를 개수 별로 나눠놓고
쌤과 같은 우유를 마신 친구들이 한 조가 되는 거죠.


상큼한 딸기 우유 마신, 외모와 상관없는 상큼쟁이들 모여~   (종현쌤)

커피향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커피 우유, 우아쟁이들 모여~ (우미쌤)

달달한 게 최고지! 나처럼 새까만 초코 우유 모여~ (우삼쌤)

이렇게 하면, 나한테 바나나? 바나나 우유 모여~ (무영쌤)

콩만큼 건강에 좋은 게 또 있을까? 내 몸을 아끼겠어! 건강파 두유 모여~(서진쌤)





“흠... 이런 방법을 쓰다니! 허를 찔렸군. 미처 예상하지 못했어."





“나중에 써먹어 봐야겠군. 휴대폰에 저장해 놔야지!”





“아~ 딴 거 먹으려고 했는데, 이것밖에 안 남아 있었어요!!”

 (- 실제로 이렇게 외친 아이들도 있었답니다. ^^; )



에필로그

이 여파는 다음 주까지 이어져서, 아이들이 조를 나눌 때까지 음료와 간식에 절대로 손을 안 댔답니다.

큭! 같은 방법을 두 번 쓰진 않아~ 우린 창조적인 쌤들이라고~


<sub story - 조 나누기> 끝~~~~


자, 이제 main story <영화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아이들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이 "근데 만수(안성기)는 왜 뛰어내린 거예요?" 였어요.

"왜 그런 거 같아?"


*

"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아서 뛰어내린 거 같아요."

"그냥 어쩌다 보니까 분위기가 그렇게 몰아가 져서 그런 것 같아요."

"계단을 조금 내려와서 뛰어내렸는데 그건 위에서 조금만 아래로 내려오면 자신의 이야기가 들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 아닐까요?"

*


오늘은 모여서 처음으로 영화를 보는 날이어서 그런지 아이들은 소소하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찾아내기보다

영화의 주제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였어요.

자기 생각과 의견을 진지하게 나누는 모습들을 보며 짐짓 놀랐지만, 살짝쿵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좀 더 시시콜콜 한 것들을 발견하며, 재미있게 영화를 보기를 바랐거든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주제부터 찾으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점점 더 삼천포로 빠지고 디테일해져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시게 될 거예요~~~


시시콜콜에서 아이들에게 하는 말 대부분은 물음표로 끝나는 거 같아요.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어? 왜 그런 거 같아? 어떤 부분에 관심이 갔어? 너라면 어떻게 했을 거 같아? 너는 어떻게 생각해? 뭐가 좋아? 왜 좋아?왜 싫어?....

자꾸 물음표 화살을 받다 보면, 아이들은 "왜?"라고 묻기 전에 아주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을 찾아내며 자기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한답니다.

그렇게 점점 꼬리가 달리며 더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뜻하지 않던 곳으로 빠져 상상력과 만나 점점 확대되며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고요.

앞으로 보시게 될 거예요~  :) 

하나하나 양파 껍질 까듯이, 곶감 빼 먹듯이 보여드립죠~ ㅎㅎ




일주일 뒤, 4월 12일 토요일 대망의 날이 밝았습니다.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세 번째 시간!

마지막 12주까지 함께 할 조를 나누는 날이에요.


먼저, 단편영화 '안다고 말하지 마라'를 보았어요.




추석 연휴에 사촌 동생 '장철(김도형)'이 사촌 누나 장주(김영선)이 만나러 서울로 올라옵니다.

연휴동안 장주가 장철에게 수학 과외를 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 장철이가 좀 엉뚱하고 특이합니다. 또래와 다르게 보수적이다 못해 고지식하기 이를 때 없거든요.

그래서인지,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지 못하나 봅니다.

장주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는데요, "안다~"예요.

"알긴 니가 뭘 알아~"장주는 장철이가 답답합니다. 좀 더 마음을 열고, 다른 것들을 바라봤으면 좋겠는데,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서 도통 들으려고 하지 않거든요.

장주는 장철이에게 과외 수업 외에도 정신적인 영향을 주고자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는데요....






영화 관람을 마치고, 모두 뭔가 열심히 적고 있어요.

영화에서 나의 시선이 머문 것을 적는 중인데요,

이쯤 되면, 혹시 눈치채지 않으셨나요?

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시간에 남은 9주를 함께 할 조를 나눌 거거든요.

아이들은 그저, '아, 또 우리에게 뭔가 막 질문을 던지겠구나!' 했겠죠?

이때까지 눈치챈 사람이 없었습니다.



"혹시 같은 과자 먹은 사람끼리 나누는 거 아니야?"

"아니야! 과자 종류가 너무 많아. 음료수일 거야."

"근데, 같은 음료수를 마신 지 어떻게 알아. 지난주처럼 나뉘어 있지가 않잖아."

 

온갖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단 한 명도 간식에 손을 대지 않았거든요. ㅎㅎ





아이들이 적어낸 메모를 한 군데 모았습니다. 이름은 적지 않고요.

"오늘은 너희가 적어낸 단어들을 보고, 쌤들이 조원들을 뽑을 거야~"





아!!! 또 허를 찔렸어!!!





그제야 마음 놓고 시시콜콜 간이매점으로 달려가네요.

ㅎㅎㅎ 귀엽지 않나요?





아이들이 적어낸 단어를 쌤들이 열심히 들여다봅니다.

나와 생각이 비슷한 아이가 누가 있나도 보고,

메모에 숨길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여 궁금해진 아이도 찾아내고요.





이름을 적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메모의 내용을 이야기하면, 당사자가 손을 들었어요.

같은 단어를 적은 아이들도 있었는데요, 최첨단 과학기술로 찾아내었죠.

글씨체로요.  ^^





상남자 종현쌤은 꽃밭에 둘러싸여 있네요.

남자아이들은 덩치로 가려버리는 센스~!





무영쌤네 조는 홍일점 지영이가 없었으면 군대가 될 뻔했어요. ㅎㅎ





활동적이고 엉뚱한 우삼쌤네 조는 함께 하는 아이들도 쌤과 같이 웃음이 많은 거 같아요.





우미쌤네 조는 한 미모 하는 아이들이 모였네요.





서진쌤은 인기투표 때부터 남자아이들에게 싸여 있네요. 인기가 많은 서진쌤~



이렇게 다섯 모둠이 꾸려졌습니다. 

그리고, 모둠끼리 모여 함께 본 단편영화 '안다고 말하지 마라'를 보고 느낀점과 함께

자기소개 시간도 가졌어요.

앞으로 함께 하게 될 친구를 다른 조 친구들에게 소개하기도 하였고요.


"너희들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지만, 앞으로 많이많이 알아갔으면 좋겠어."

                                                              



사랑의 시작은 궁금증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요?


고향으로 돌아가는 장철을 보며 장주는 생각합니다.

'나도 니가 하는 말만 듣고, 너를 안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그래서 너를 가르치려든 건 아닐까?'


안 다고, 섣부르게 말하지 않으렵니다.

영화에 대한 사랑도, 서로에 대한 사랑도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가며 더 키워가렵니다~


앞으로 점점 더 궁금한 게 많아질 거 같은 예감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