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의 계절

2010. 9. 9. 13:43inside NOLDA




*
골목 바람 냄새 맡아본 적 있으세요

담장과 담장사이
좁은 길 따라
고운 바람 한줄기
어디선가 흘러 들어와
연하게 코를 간지럽히는
골목 바람 냄새

바야흐로 가을입니다



*
 지은씨는 어떤 계절을 좋아해요

저는 계절과 계절 사이의 계절이 좋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지은씨의 대답
지은씨 예쁘죠?

아아
이를테면

'봄과 여름 사이
여름과 가을 사이
가을과 겨울 사이
겨울과 봄 사이'

사이의 계절.

계절을 반듯하게 구분지어
느낌을 가두는 것
이 아닌
 
사이와 사이로
냄새와 냄새가 섞이고
소리와 소리가 섞이고
경계를 허물고
느낌을 열어두는 것

.,


바야흐로 가을이라니까요.
 
*
놀다는
그제
꽃을 심었습니다

난초과의 연한
흰빛과 붉은 빛의 꽃을
어디선가 이미 틔워온
어른 꽃도 있고

외로움과 기다림을
천천히 배워가고 있는
조그만 것들도 있습니다

꽃 한번 피워보기도전에
가을이 무르익었으니
조금 늦었지만

가을이 지나고
겨울을 견디고
봄이 오면

아껴주고 보듬어주면
 귀한
꽃 한송이
보여주지 않을까
바래봅니다




#
2010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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