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경주여행을 '여행'하다.

2013. 4. 9. 16:01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청소년


본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 5일 수업제 도입에 따른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추진되는 ‘2012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입니다.
청소년이 지역의 문화예술기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체험 할 수 있도록, 한국영화박물관(한국영상자료원산하)에서는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프로그램의 토요문화학교를 운영합니다.




네 인생 최초의 영화는 뭐야?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에 참가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처음 하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게 그런 건 전혀 생각도 안 해봤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뜨고 머리를 열심히 굴리는 표정이 되곤 하는데요. 인생 최초의 영화요? 음…. 글쎄요? 기억이 안 나는 데…. 이런 대답을 하는 친구도 있고, 최초의 영화 기준이 뭔데요? 이렇게 되물어 보는 친구도 있습니다. 영화, 영화를 본 장소, 함께 한 사람…. 그 다음부터 나오는 대답은 천차만별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처음’을 이야기하기 위해 꽤나 오랜 시간을 들여 생각한다는 것이죠.


꺅! 찍지마세요. 은근히 당돌하면서 수줍음 잘 타는 민아. 



해본 것보다 하지 않은 것이 더 많고, 뭔가를 하는 데서 오는 괴로움보단 뭔가를 하고 있다, 그 자체가 더 즐거운 친구들에게 ‘과거’는 그렇게 오래 붙잡아 생각할 만큼 중요한 게 아니죠. 모르는 것을 알게 돼 즐겁고, 해보지 않은 것을 시작해 기뻐하는 참가자들을 볼 때마다 놀랍기도 하고, 새삼 깨닫는 것도 많습니다.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말하고, 거기서 얻은 ‘무엇’을 갖가지로 표현할 때 우리 샘들이 시간 한 장소에 모인 참가자 하나, 하나를 시시콜콜 뜯어봅니다. 우리는 대체 무슨 인연으로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하게 된 것일까? 서로 다른 우리가 ‘영화’라는 테두리 안에서 만났습니다. 끝날 때까지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고 조금도 짐작할 수 없는 ‘뭔가’를 해보기 위해서죠. 어라? 이거 뭔가...


영화하고 비슷하지 않나요?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영화! 바로 2010년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 '경주여행'입니다. '경주여행'은  혼자 여행을 떠나 본 적이 없는 주인공 '효재'가 친구의 기차여행 로맨스를 듣고  처음으로 경주로 여행을 혼자 떠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효재'를 관찰하며 효재가 만나는 풍경과 사람을 따라가는 로드무비 형식의 이 단편영화는 뚜렷한 사건이나 극적인 긴장감은 없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거나, 겪어봄 직한 이야기를 담아내 여행을 떠나본 사람이나, 여행을 곧 떠날 사람이 할 이야기거리가 많을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자, 그럼 오늘의 영화 '경주여행'으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단편영화 '경주여행(2010)'



쿠릉쿠릉 쿠르릉. 비바람이 몰아치는 오늘은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세번째 시간입니다. 비도 오고, 중간고사가 코 앞이라는 난관을 해치고서 오늘도 어김없이 '영화박물관'을 점령하기 위해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오늘은 영화를 본 다음, 앞으로 끝까지 함께 할 모둠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이제까지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가 예고편이었다면, 이제부터의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는 본편이랄 까요? ㅎㅎ



최종 모둠을 나누기에 앞서 우선 '경주여행'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끄집어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영화 어땠어? 여자가 담배피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거 보는 게 싫었어요. 왜, 싫었어? 일단, 여자가 담배를 너무 어색하게 폈어요.  학교에서 배웠는데, 여자가 임신 전에 담배를 피면 그게 다 태아에게로 간대요. 그건 남자도 똑같지 않을까?



찰랑찰랑한 긴머리의 두 소녀, 민아와 단비에게 성진샘 '여행', '처음', '낯선' 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여행은 보통 뭔가를 해보기 위해서 가게 되잖아. 혼자 뭔가를 처음부터 한다는 게 그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 서울에서 부산까지 여행을 갈 때, 눈 인사도 하고, 통성명도 하면 좋잖아. 그런데 그 별거 아닌게 참 어렵거든. 모르는 사람에게 입을 떼는 거. 외국애들이나 타국애들을 보면 그런건 잘하는 것 같거든. 민아는 혼자 여행가본적 있어? 아니요. 꼭 짐을 싸들고, 먼데로 가야 여행은 아니잖아. 혼자 버스를 타고 처음 다른 동네로 가봤다던가 그런거. 아니면 길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다던가

 

아! 요. 





미나샘: 너희가 앞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꿈꾸는 여행은 어떤거야? 첫 여행으로 꼭 가고 싶다 이런데가 있을까? 


나영: 저는 맛집여행이요. 평소에도 맛집 다니는 걸 좋아해서 시간날 때마다 찾아 다니거든요. 전국 팔도에 있는 맛집을 컨셉으로 잡아서 다녀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예진: 저는 제일 친한 친구랑 둘이 유럽여행을 가고 싶어요. 


미나샘: 혼자는 안가고? 


예진: 혼자 가는 것도 좋긴 한데…. 두려운 것도 있고…. 제가 생각했을 때, 최고의 여행은 좋은 걸 보고 혼자 오는 게 아니라 친한친구랑 풍경이나 이런걸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여행인 것 같거든요.


미나샘: 영화보면 주인공이 오뎅 아저씨랑 약간의 로맨스가 있잖아. 여행지에 가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어떨것 같아?


나영: 저는 현실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면 거부감이 들 것 같아요. 낯선데서 그런 사람이 다가오면 일단 경계심이 들어서 무서울 것 같거든요. 차를 타는 것 같은 그런 행동은 아예 안할 것 같아요..


미나샘: 그렇겠다.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긴 하겠다. 세상이 너무 각박해져서 어쩌면 순박하고, 순수한 사람을 만날 기회를 놓치는 일이 많은 것 같아. 인연 맺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 같은데, 그런 생각하다보면 놀랍지 않아? 우린 어떤 인연으로 여기에 모이게 됐을까?




' 지하철을 타고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저 사람이랑 나는 1분 1초가 맞아야 만날 수 있는 거잖아요. '



미나샘이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종현샘에게 아연이에게 하던 이야기. 




남녀차별, 여행, 대학, 진로, 학교 축제, 인연, 이상형 등등. 영화 이야기에서 출발한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느덧 각자가 가진 고민이나 평소에 가졌던 생각, 해보고 싶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로 일파만파의 갈래로 뻗어나갑니다. 그렇게 '경주여행'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앞으로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1기가 끝날 때까지 쭈~욱 함께 할 모듬을 찾아볼까요? 위 사진 속 문장은 '경주여행'을 미리 본 미나, 혜란, 성진, 승준, 종현샘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모둠은 참가자가 이 다섯가지 문장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됩니다. 위의 문장은 누가 작성했을까요? 모둠이 정해질 때까지 문장의 주인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미리 맞춰 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



* 혼자 하는 첫 여행이다.

* 오늘은 정기휴일

* 나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 필름 카메라가 줄어들수록 촬영자의 진심도 줄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여행은 로망, 현실은 시궁창


저요. 저요. 각자 마음에 드는 문장을 선택한 시간이 지나..


짜잔~! 앞으로 시시콜콜 세미나까지 함께 할 모둠이 정해졌습니다~! 누가 누구와 만났을까요?




'오늘은 정기휴일'이란 문장을 선택한 나영이, 유진이, 성진샘 모둠. 가던 길은 가지 않고, 해본 것보다 해보지 않은 것을 찾아 즐긴다는 성진샘과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지만 손으로 그려내는 디자인이 아닌 다른 분야를 도전하고 싶은 나영이 그리고 갈수록 말이 많아지면서 본색이 서서이 드러난다는 유진이의 흥미진진한 만남.




  

'나도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이 문장을 선택한 모둠. 오오. 범상치 않은 포스의 세 친구와 승준샘의 조합. 기분이 별로거나 컨디션이 별로면 쓰고 있는 모든 시나리오 결말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끝난다는 '아연이', 장차 연출가를 거쳐 감독을 꿈꾸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영현이, 친구사이에 주고 받는 선물의 정도에 따라 미묘하게 벌어지는 심리를 영화로 찍었다고 하는 이번 시간부터 참가한 고3 예진이. 개성강한 네명이 만나 벌어지는 앞으로의 이야기 정말 궁금하지 않나요?




필름 카메라가 줄어들수록 촬영자의 진심도 줄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문장을 선택한 민아와 종현샘 모듬. 즉흥적인 성격에 저지르길 좋아하는 민아와 한시도 가만히 있길 거부하는 장난질 대마왕 종현샘의 환상적인 만남. 뭔가 재밌고 발랄한 이벤트가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은 로망, 현실은 시궁창. 이 문장을 따라 만난 미나샘과 단비의 모둠.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호기심이 많고 엉뚱한 부분에서 혼자 빵터져서 웃길 좋아하는 알쏭달쏭한 미나샘과 어렸을 때부터 가족이 함께 여행도 하고, 영화 등을 보면서 취미생활을 공유한다고 하는 촉촉한 감성의 소유자 단비의 만남. 어쩐지 순정영화 한편이 완성될 것 같은 이상한 예감.


그리고 마지막, 혜란샘의 문장 ' 혼자 하는 첫 여행이다.', 혜란샘 모듬은 오늘 참석 못한 아로나 현아 중에서 곧 결정될 예정입니다. 



이것으로 2013년 1기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를 장악할 모둠이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르면 오늘도 살면서 한번쯤 회상해볼 '처음'으로 기억되겠죠? 두고두고 기억할 만큼 멋진 시간이 되도록 놀다도 우리 참가자들도 즐겁게 놀아봅시다~!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도, 조금도 내다볼 수 없는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다음주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