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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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201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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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의 계절
* 골목 바람 냄새 맡아본 적 있으세요 담장과 담장사이 좁은 길 따라 고운 바람 한줄기 어디선가 흘러 들어와 연하게 코를 간지럽히는 골목 바람 냄새 바야흐로 가을입니다 * 지은씨는 어떤 계절을 좋아해요 저는 계절과 계절 사이의 계절이 좋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지은씨의 대답 지은씨 예쁘죠? 아아 이를테면 '봄과 여름 사이 여름과 가을 사이 가을과 겨울 사이 겨울과 봄 사이' 사이의 계절. 계절을 반듯하게 구분지어 느낌을 가두는 것 이 아닌 사이와 사이로 냄새와 냄새가 섞이고 소리와 소리가 섞이고 경계를 허물고 느낌을 열어두는 것 ., 바야흐로 가을이라니까요. * 놀다는 그제 꽃을 심었습니다 난초과의 연한 흰빛과 붉은 빛의 꽃을 어디선가 이미 틔워온 어른 꽃도 있고 외로움과 기다림을 천천히 배워가고 있는 조그..
2010.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