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7. 12:26ㆍ기획/운영 용역사업
청춘의 그림일기: 스케치 노트
20대는 훌쩍 지나갔다.
왜 나의 진심이 전달되지 않았을까,
왜 서로를 좋아해도 이렇게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같은 물음만을 노트 한 귀퉁이에 슬쩍 남겨두고서.
20대는 훌쩍 지나갔다.
그러나 내게는 아직도, 많은 날들과 많은 물음들이 남아있다.
노트에 남은 페이지만큼..
아직 못 다한 이야기
99년부터 차곡 차곡 쌓여 온,
장형윤 감독님의 스케치노트에는
감독님의 지난 하루 하루가 담겨있었습니다.
데뷔작 [아빠가 필요해]의 대사가 그대로 적혀있기도 하고,
[무림 일검의 사생활]중 한 장면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었어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스물 네살의 장형윤, 스물 다섯살의 장형윤과 마주하게 되는 그런 느낌!
그 노트들이 감독님께 어떤 의미인지 여쭤보니-
"애니메이션 감독은 자기 그림을 좋아해야만 할 수 있는 일.
저 스케치 노트 중 어느 한 페이지에는, 어느 순간,
나 스스로 내 그림을 좋아하게 된 그 '어느 순간'이 담겨있어요."
감독님은 '어느 순간' 이라고 표현 하셨지만,
어쩌면 그 전의 수많은 페이지를 채운 습작들과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노트를 꺼내들었던 수많은 순간들을 거쳐
비로소 '어느 순간'에 감독님의 그림이 완성되었던 것이겠지요.
끝으로 - 그 날, 감독님과의 인터뷰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릴게요.
" 예술은 항상 물음에서 시작해요.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다른 관점에서 볼 줄 알아야, 그게 소설이 되고 그림이 되고 그런거죠.
너무 쉽게 납득하기 시작하면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져요.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해요. 작가들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지금 한국에서 어떤 문제들을 다뤄야 하는지를요."
좋은 얘기들을 다 담으려고 하다보니,
너무 진지한 얘기만 적게 되었네요.
사실 저희가 만난 장형윤 감독님은, 굉장히 유쾌하고 발랄하신 분이었어요.
노트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네신다면?
하고 여쭤보았을 때의 대답이면, 그 날의 분위기가 전해질 것 같아요.
" 뽀로로 같은 마음으로 그러겠죠.'안녕? 친구야? 우린 대등해!'
:)
지난 [명예교사의 물건] 시리즈는 특별한 하루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명예교사 이명세의 물건 [마이애미 필름 페스티벌 기념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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