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숲지역아동센터 다큐_다섯번째

2011. 10. 12. 17:10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초등학생




"오늘은 무엇을 할까?"
제 손에 들려있는 A4 뭉치를 보고 외칩니다.
"에이. 그거 지난번에 했잖아요."

지난번에 들고 갔던 질문지를 또 들고 갔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질문 대상이 다릅니다.




내가 인터뷰 할 사람은 '엄마'




같은 질문지
같은 질문자
같은 20문항이지만.

아이들의 손은 좀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물어 볼 게 없답니다. 그런다고 지난번 친구에게 질문 할 때처럼
장난스러운 대충하는 질문조차 적지 않습니다.

궁금한 게 없다. 궁금하게 여겨 본 적이 없다... 막연하다.



엄마를 엄마가 아닌 한명의 '사람'으로 생각 해 보기도 합니다.
13살인 내가 13살의 엄마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생각 해 보기도 합니다.
엄마랑 아빠의 연애사도 궁금해 집니다.

여러가지 질문은 꺼내보지만 쉽사리 질문지에 적지 못합니다.
일단 그 질문지를 들고 가 실제로 엄마에게 질문했을 때를 먼저 상상했나 봅니다.

엄마를 만나기 힘들어서 잘 되지 않을 거라고,

혹은 거부 당할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엄마를 단지 엄마라는 이름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까요.

질문지는 작성 한 만큼만! 일단 놔 두기로 합니다.


그리고는 캠코더를 손에 쥐었습니다.

이리저리 돌려보고, 눌러보고, 화면 속에 내 친구들을 담아봤습니다.

오늘부터 각자 한명씩 캠코더를 집으로 가져가 촬영을 해 보기위해서입니다.


어쩐지 캠코더라는 게 흥미롭기도 하지만 조심스럽기도합니다.




아이들은 어떤 영상들을 담아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