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1. 16:57ㆍ기획/운영 용역사업
내 심장의 울림통, 기타
아프리카의 어느 배 위에서였지
이마에 늘러 붙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린 순간
배에 부딪힌 물살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린 순간
너를 품에 안고 나의 한 줄을 쏟아낸다
이방인의 허기를 달래준 노랫소리는
깊고 진한 시간의 자국을 남기고,
나를 또 훌쩍 떠나게 만들지
너와 함께 유랑하는 나는 떠돌이 로맨티스트
언제나, 하쿠나마타타~
아직 못다 한 이야기
긴 장마에 지쳐가고 있을 즈음,
아주 잠깐 하늘이 맑은 얼굴을 드러낸 어느 날
이한철 명예교사가 자주 찾는다는 홍대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기타의 울림통이 심장과 맞닿아, 쿵쿵 함께 뛰는 따뜻한 느낌이 좋았어요.”
사춘기 시절, 우연히 보게 된 공연에서 무대 위의 기타에 반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딱 한 번, 일주일 정도 외국 여행길에 도저히 들고 갈 수가 없어서 두고 갔었는데,
머물게 된 게스트하우스에 기타가 있었고,
또 그를 알아보는 누군가가 있었고,
그래서 매일 밤 소소한 음악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뜻하지 않게, 그날도 약속에 없었던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인터뷰 도중 느닷없이 기타를 집어 든 그는
아프리카 여행 중 잔지바르로 가는 배 위에서 만들었다는 ‘흘러간다’를 연주해 주었습니다.
장난감을 쥔 다섯 살 아이 같은 순한 눈빛을 하고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연주는 계속되었습니다.
기타는 그의 품속에 아기 새 마냥 안겨 있었고,
기타를 품은 그는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다음 스케줄 때문에 일어서야 할 때가 되어서야 그는 기타를 품에서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300원~”
이한철 명예교사와의 만남은 바싹 말라 까실한 수건으로 얼굴을 닦은 듯 상쾌했습니다.
함께해서, 참 행복했습니다.
지난 [명예교사의 물건] 시리즈는 특별한 하루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명예교사 이명세의 물건 [마이애미 필름 페스티벌 기념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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