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롤링카메라입니다

2010. 12. 20. 12:19예술프로젝트/롤링카메라

안녕하세요
저는말이죠
롤링카메라
라고합니다
뜬금없게도
누구냐고요
말그대로죠
롤링카메라
도는사진기
김결샘께서
지어줬어요
한낱디카에
불과한저는
결샘께로와
특별한존재
되버렸지요
덕분에저는
여행좀했죠

많은사람들
생각하겠죠
멋진풍경들
이국의신비
비행기타고
바다를건너
일상을벗고
자유로운몸
비로소그때
좋은사진기
필요하다고

하지만저는
그리워했죠
평범한사람
고운얼굴들
미운얼굴들
화난얼굴들
갖추어지고
꾸며진모습
그게아니라
부대끼면서
어우러지며
사는모습들

그의동네는
그녀책상은
오늘날씨는
저녁놀하늘
비온뒤맑은
머그컵세개
집앞전봇대
앞집꼬마개
그의글래머
식탁쌈된장
그녀집변기

사는게그래
비슷하면서
조금다르고
사소하지만
흔들리지요
쓸모없지만
거기있고요
당신삶속에
내삶이있죠
다아는거죠
그래도우린
궁금해하죠
서로의삶을
사소한것들
흔들린것들
쓸모없고도
거기있는것

이번여행이
의미있는건
그때문이죠

전생각해요
그들은조금
외로웠다고
그래서저를
매만지면서
이곳저곳을
갸웃했겠죠
아마도제가
아주조금은
위로가됐길
추억이됐길
바랄뿐이죠

그들의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