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나에게 묻다-5월23일, 셋째날))마지막 일정((

2010. 6. 16. 18:06예술프로젝트/여행프로젝트





아침에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영주역 주변에서 아침을 먹고, 상주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상주에 도착해서 역 근처 밥집에서 황태칡냉면 or 황태해장국을 또 먹었습니다.
황태해장국을 시킨 사람은 황태칡냉면을 먹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드랬지요.
아~깔끔하면서 입에 착착 붙는 맛. 
걷는 여행이라기보다, 맛집 탐방같은 기운이~

다시 우비를 챙겨입고, 팀을 나눠 택시를 타고 승천원으로 갔습니다.
"비오는데 화장터는 왜 갑니까?"
택시 운전기사 아저씨는 의아해하시며 물었습니다.
낙동강을 보러간다고 했더니, 이제야 알겠다는 듯 오늘도 공사를 하고 있을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승천원에 도착해서 좁은 산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풀냄새가 확~옵니다. 풀냄새 사이로 찔레꽃 향기가 은은하게 감돕니다.
커다란 나무 사이사이로 낙동강의 넓은 강줄기가 보였습니다.



가만, 강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고요한 가운데 모래를 실어 나르는 트럭만 바삐 움직였습니다.
거품처럼 가벼워진 모래들이 강물을 따라 둥둥 떠내려왔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걸으면서 보았던 강의 모습과 사뭇 달라보입니다.
어딘가 먹먹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낙동강을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적고 난 뒤,
상주역까지 걷기로 했습니다.
세모 모양의 뾰족한 나무가 그림처럼 펼쳐져있었습니다.
빗소리가 속닥속닥 말을 거는 것 같고, 촉촉 물기를 머금은 산은 싱그러웠습니다.
자연은 모습 전부를 우리에게 온전히 내어놓고 있었습니다.
산, 나무, 풀이 갖고 있는 초록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스며드는 기분입니다.






길이 나에게 묻다.
마지막 걷기였습니다.
무언가 자꾸 아쉬워집니다.
어딘가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길 위에 버거움을 내려놓고,  우리 모두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당분간, 괜찮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