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2013. 5. 9. 18:26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청소년



본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 5일 수업제 도입에 따른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추진되는 ‘2012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입니다.


청소년이 지역의 문화예술기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체험 할 수 있도록, 

한국영화박물관(한국영상자료원산하)에서는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프로그램의 토요문화학교를 운영합니다.




‘바람과 꽃과 햇살과 함께 한 우리의 첫 야외수업’

코 끝을 스치는 바람이, 벌써 여름 향기를 담뿍 실어오고 있어요.
겨울코트를 입고 만나 서로의 얼굴을 그리던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첫 시간이 바로 어제 같은데 말이죠.
한껏 좋아진 날씨를 핑계삼아,
<시시콜콜>친구들은 첫 야외 수업을 나갔답니다.

지난 주에 영화<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를 봤던 민아와 유진이는,
영화의 배경인 ‘청계천 평화시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시험을 마친 나영이도 함께예요.



‘ 생각보다 훨씬 활기가 넘쳐요. 여전히 사람도 많구요. ’

동묘역 6번출구에서 모여, 평화시장을 향해 걸어가는 길.
‘민아야, 왜 말이 없어?’하고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아. 그게.. 생각보다 그냥 그래요. 정말 시장이에요.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까, 영화에서보다 훨씬 더 세련되게 변했을 줄 알았어요.’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유진이의 한 마디.
‘나는 그래서 더 좋은데?!
영화 속에서는 흑백으로 나와서 그런지 굉장히 우울한 분위기였는데요,
막상 오니까 사람도 많고, 활기가 넘쳐요!
그리고 아직 영화 속의 그 느낌도 간직하고 있구요.’




‘ 청계천. 아버지의 고향 ’

유진이는 이전에도 청계천에 몇 번 왔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어릴 때, 이곳에 사셨었대요. 고향인가봐요.
그래서 저를 데리고 가끔 오셨는데, 시장엔 한번도 안 가봤어요. 그냥 청계천 물길만 따라 걸었어요.
그리고 한번도 끝까지 간 적없이 그냥 돌아왔거든요. 오늘은 끝까지 가 볼 수 있을까요? ’



‘ 동상을 세운다는 것의 의미 ’


나영이가 가장 보고 싶어한 것은 바로 전태일의 동상입니다.
‘ 음, 유진이하고 민아한테 오늘 평화시장에 간단 얘기를 듣고, 전태일 동상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그 분이 정말, 동상이 세워질만큼 위대한가?! 이순신장군이나, 세종대왕만큼 의미있는 일을 했나?!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자료들을 찾아봤었어요. ’

나영이는 여기서 자기의 이야기를 마쳤지만,
글쎄요. 전태일 동상을 ‘기대’했다는 건 아마도, 의미있는 일을 한 분이라고 인정했다는 뜻이 아닐까요?!




‘ 1948 - 1970. 전태일, 영원히 평화시장에 살다 ’

청계천을 따라 걸어온 길의 끝,  평화시장의 입구에 전태일 동상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동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쓰다듬어보기도 하고, 주변의 메시지 블럭들을 읽어보던 친구들.
제각기 느낀 점을 하나씩 이야기 해봅니다.




‘ 동상이 상반신만 있어서 놀랐어요.
아니면, 이 곳에 지나가는 시장 사람들하고 동상하고,
 눈을 맞출 수 있게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전태일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_ 민아

‘영화에서 홍경인 배우가 전태일을 연기했잖아요.
근데 이 동상이랑 너무 닮아서 놀랐어요. 진짜 닮았어요. ’

_ 유진

 ‘ 나는 동상의 질감이 좀 독특하다고 생각했어.
누더기를 걸친듯한 느낌이랄까. 표면이 거칠거칠하고 다른 동상들하고는 다르잖아.
이것도 전태일의 느낌을 보여주려는 의도인것 같아. ’

_ 성진쌤





‘ 전태일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우리가 기억하는 한. ’

이날, 민아와 유진이, 나영이는
 운좋게 전태일을 기억하는 상인분을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충무스포츠의 사장님이신데요, 사장님은 이 곳에서 나고 자라 어린시절을 보내고,
벌써 3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해오셨다고 해요.
59년생이신 사장님은 전태일이 분신을 할 당시인 1970년에11살이셨으니, 어쩌면 전태일과 마주쳤을 수도 있겠죠.



‘ 지금은 평화시장의 1,2,3층이 모두 시장이지만, 예전에는 1층만 시장이고 2,3층은 공장이었어요.
전태일과 노동자들이 일했던 곳이 바로 그 곳 입니다.
아마 지금 시대를 사는 여러분은 '그 사람들 왜 그렇게 불쌍하게 살았을까’하고 이해를 못하겠지만,
그 때는 국민학교만 마치면, 애들을 서울로 올려보내던 시대예요.
한 집에 자식이 7~8명씩이니 다 먹이고 입히기가 힘들었던 거죠.
밥 한 공기에 소금만 놓고 열 명이서 먹고 그랬다구요.’



‘그러니까 서울로 온 많은 애들이, 밥만 먹여주고 잘데만 있으면
그저 ‘감사합니다.’ 그랬던 거죠. 그런 애들을 ‘시다’라고 불렀어요.
3시간 4시간 자고, 하루에 한 끼 먹고선 20시간씩 일하고,
정말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죠.노동청도 없던 시절이니까..
그런 시대를 살았던 거예요, 전태일은....

마지막으로 이 한마디를 해주고 싶습니다.
전태일같은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여러분이 사는 시대가 왔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생각하는 시간. ’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오늘 민아와 유진이, 나영이의 긴 여정은 끝이 났습니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감상을 시작으로
평화시장을 걷고, 전태일 동상을 보고, 충무스포츠 사장님을 만나기까지
참 많은 이야기와 많은 생각을 나눈 셋입니다.
아픈 다리를 주스 한 잔으로 달래면서, 성진쌤은 마지막 질문으로 작별인사를 대신합니다.

‘ 자, 우리 다음시간에는 어떤 영화를 볼까? ’

다음 시간에 보는 영화는,
어쩌면 오늘보다 더 긴 여정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다음 시간이 기대되는 건,
그 길이 얼마나 길든지간에, 그 길을 가득 채울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겠죠?!



‘ <척추측만증>, <빵과 우유>, <두개의 문>, <붐붐붐> 그리고 소외받은 사람들 ’

이 날, 영현이와 아연이, 예진이는 야외로 나가기 전,
함께 본 영화들에 대한 느낌을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정리한 이야기들은 바로 이 것!

 ‘우리가 본 영화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소외는, 차별이 존재할 때 생겨나는 것 같아요.’
‘우리는 앞으로 소외, 소외감, 그리고 소외받은 사람들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오늘 나온 이야기를 풀어갈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다만 ‘소외’라는 키워드를 가지게 된 것 만으로도,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절반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 아닐까요?



‘ 단비와 현아의 어느 토요일 오후 ’

그리고 현아와 단비는 낙산공원에 올랐습니다.
낙산을 30분쯤 걸어 올라가면 나오는 이 곳은, 서울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오늘 현아와 단비의 목표는 ‘카메라와 친숙해지기’였어요.
배드민턴하는 아이들, 소풍 온 가족들을 찍어보기도 하고,
서로 카메라를 찍어주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가롭게 봄 바람을 느끼기도 하면서,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깊게 나누는 시간이었죠.

궁금하시죠? 어떤 영상들을 찍었을지?!
그래서 오늘은, 구구절절한 인사는 생략하고
현아와 단비가 찍은 영상으로,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 포스팅을 마치려고 합니다.
그 편이 훨씬 멋진 인사가 될 것같아요.

그럼 함께 보실까요? Leady, A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