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2013. 7. 16. 19:50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청소년



본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 5일 수업제 도입에 따른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2012년부터 추진되는 ‘2012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입니다.


청소년이 지역의 문화예술기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체험 할 수 있도록, 

한국영화박물관(한국영상자료원산하)에서는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프로그램의 토요문화학교를 운영합니다.







' 시시콜콜 영화 박물관 2기의 두 번째 날! '


지난시간 조금씩 얼굴을 익혔던 친구들.

서로 서로 안부를 묻기에 바쁜데요,


'언니네 학교는 시험 언제예요?'

'너네 학교는 과목 몇 개씩 봐?'


그래요, 다 시험얘기군요.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물리치고,

오늘 이렇게 영화박물관을 점령하러 나온 친구들, 기특합니다! :)





' 우리가 함께 볼 첫번째 영화는? '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앞으로 4회까지 3주간은 다함께 같은 영화를 보고, 다함께 생각을 나눌 예정이에요.

그리고 5회부터는 몇 명씩 조를 나눠, 

조별로 영화를 고르고, 감상하고, 시시콜콜한 대화들을 이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친구들이 다 함께 볼 영화는

초등학교 '읽기' 교과서에도 수록된, 고전 명작!

박종원 감독의 1992년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입니다.

혹시 아직 보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꼭 한번은 보시길 바랄게요. :)





' 일그러진 세상 속, 우리의 자화상 '


이 영화는, 민주적인 분위기의 학교에서 교육받던 한병태가,

흡사 '급장 독제체제'를 방불케하는 시골의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생겨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데요,

당시의 시대상황을, 여러 인물 군상과 의미심장한 대사들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과연 친구들은, 이 영화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찾았을까요?




' 나는 엄석대일까? 한병태? 아니면 반친구1?! '


오늘 재욱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친구들은,

영화 속 인물 군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저는 감독이 가장 긍정적으로 그린 인물은 김영팔이라고 생각해요.

권력에 굴종하지도 않고, 여론에 휩쓸리지도 않는 자유로운 인물이잖아요. 

아이들이 다 엄석대를 비난하는 자리에서, '너희들 다 다쁜 놈들이야'라고 하는 대사..

마치 감독이 우리 모두에게 하는 말인 것 같았어요." _ 선미




' 친구 사이에도 권력이 존재할까? '


혜란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들은,

'관계'와 '권력'에 대한, 꽤 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군요.


"엄석대같은 사람은 어디에나 있잖아요.학교의 반장, 회사에 상사일수도 있고.. 

사람들 사이에 관계가 생겨나는 곳이면 어디든지 존재하는 것 같아요."  _ 현지


"예전에 어느 소설에서 읽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나에게 어떤 힘을 갖고 있는 거와 같대. 그것도 권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_ 혜란쌤


"힘으로 억압하는 것보다도, 

어떤 매력이나 사교술,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에서 오는 권력이 더 센것 같아요.

사실 석대가 누구와 힘을 겨루는 장면은 한 군데도 없잖아요.

 괴롭힐 때도 본인이 하지 않고, 다른 애들을 시켜서 하고..

그렇게 영악하게 굴복시키는 게 정말 무서운 것 같아요." _ 승헌




' 일그러진 영웅은 누구? '


성진쌤과 함께 하는 친구들은, 영화의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생각하는 <일그러진 영웅>은 누구일까요?


"한병태와 엄석대 둘 다인 것 같아요.

한병태도 변화를 시도했지만, '굴종의 단맛'에 취해버리고 마는..

씁쓸한 우리들의 영웅이요."_ 진광


" 최민식이 연기했던 김선생님도 일그러진 영웅이죠.

그렇게 진보적이고 민주적이었던 사람이,

몇 십년뒤엔 국회의원이 되어서 나타나잖아요. 그것도 몹시 비굴한 태도의.. " _찬양


"일그러진 구성원이 있으면, 어느 사회든지 일그러지게 되는 것 같아.

혹은 일그러진 사회에 살게된 사람들도..

그런 사회에서는 누구든지 완전한 영웅이기는 힘들거야. 그치?" _성진쌤




' 2013년의 엄석대는? '


종현쌤과 함께 하는 친구들은, 

엄석대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가 가장 궁금한 모양입니다.


"좋은 사람은 안 되어 있을 것 같지만..

그래도 사회지도층에 있을 것 같아요. 암흑가의 보스가 되었거나.."_ 주영


"영화 결말이 씁쓸해요. 지금이랑 다를 게 없어서..

권력과 비리와, 그걸 묵인하는 대중들..

2013년의 엄석대는 바로 우리들 자신인 것 같아요." _ 제헌

 



'조금 더 시시콜콜하게! 조금 더 예리하게! '


모둠으로 모여 진지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다같이 모인 지금부터는 더 작은 것들에 집중해 이야기를 나누어볼 차례입니다. 

친구들은 특히, 감독이 영화 속에 숨겨놓은 장치들을 많이 찾아냈는데요,


"테마음악이 계속 반복되는 거, 느끼셨어요?

한병태가 반란을 도모할 때나, 서울학교에서 작별할 때,

혼자서 입을 닫고 아무말 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같은 음악이 나왔어요.

감독이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장면에 음악을 넣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_ 진광


"병태가 서울에서 전학왔을 때는 흰 카라를 하고 있는데, 

굴종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흰카라가 없어졌다가,

민주적인 반이 된 이후로는 또 흰카라가 나오더라구.

권력하에서는 인간의 개성이 없어진다는 뜻일까? " _ 혜란쌤


"병태가 서울의 여자친구에게 받은 동전을,

석대에게 완전 굴종하고 반항의지를 완전히 상실하게 되면서 불 속에 던져넣잖아요.

그 동전에 써있던 단어가 liberty, 자유였어요.

그리고 첫 장면에 영어선생이 된 한병태가, 칠판에 필기했던 단어 중 liberty에 밑줄이 쳐져 있었구요.

다분히 감독이 의도한 장치들인 것 같아요.  " _ 제현



어떤가요? :)


굉장히 날카롭고 섬세한 지적들이 놀랍죠?!

시시콜콜 영화박물관에서 처음 영화를 본 날이니 만큼, 

그 열띄고 진지한 분위기를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나누었던 이야기를 자세히 담아보았는데요,

한 명 한 명의 생각들이 전부, 너무나 참신하고 좋아서 포스팅이 꽤 길어졌네요.


그래서 시시콜콜 영화박물관 점령기> 2-2의 마지막 인사는 

'닮은 꼴 베스트 오브 베스트'사진으로 간략히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쉬운 2위. 민지와 선미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사이좋게 초코파이를 나눠먹고, 

얼굴도 생각도 닮아가는 두 친구.




대망의 1위. 종현쌤과 제현이!

" 나 혼자 있으면 어쩐지 외로워지지만, 

그럴 땐 얘기를 나누자. 거울 속의 나하고 (만화 영화 캔디 OST 중)"